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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얼마만큼의 눈물을 흘려낼 수 있는지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사진을 보지 않고도 그 순간 그 표정 모두를 떠올리게 해주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 저녁, 비오는 수요일에는 별 추억이 없었는데도 장미 한 다발에 눈 여겨지게 하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사람 멀쩡한데도 잘 못살게 하고 있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신이 잠을 자라고 만드신 밤을 꼬박 뜬 눈으로 보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강아지도 아닌데 그 냄새 그리워 먼 산 바라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래가사 한 구절 때문에 중요한 약속 망쳐버리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껌 종이에 쓰여진 혈액형 이성관계까지 눈 여겨지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스포츠 신문 오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합니다. 언젠가부터 저는 행복이 TV드라마나 CF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거울을 통해서 보이는 제 눈동자에서도 행복이 보인답니다.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좋은 일들만 생길 수가 있는지. 그렇게 늦게 오던 버스도 어느새 내 앞에 와 어서 집에 가 전화를 기다리라는 듯 나를 기다려주고 함께 보고 느끼라는 듯 감미로운 사랑 얘기를 테마로 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읽어보고 따라 하라는 듯 좋은 소설이나 시집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그의 생일이 찾아옵니다. 그의 생일날 무슨 선물을 건네줄까 고민하는 내 모습이 참 이뻐보입니다..
여름밤의 소나기처럼 다가와 허락없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고 남은 마음마저 넘 보고 있는 그래 모두를 차지하여라 @ 아르바이트 하던 군포 한 공장 앞에서, 2006년 7월 27일
붉던 가슴 갈색으로 퇴색될 때 천 길 아래는 바라보지를 말자 작별의 인사는 짧게 재회를 기약 말고 소원해질 깊이를 측정하지 말자 이별은 또 다른 무언의 언약 멀고 아득한 것은 그립고 빛나는 법 하늘 높고 바람 없는 날 수줍던 옛 기억 철 시린 햇살에 걸어두고 나비처럼 날아가리 황홀한 오해로 @ 장지동 가든파이브, 2009년 9월 15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ㅡ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ㅡ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 안양 진흥아파트에서, 2005년 9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