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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念] 2012년 11월과 마주하며 본문
작년 가을에 비해서는 서늘한 가을날씨를 만끽하누나 싶더니
어느덧 갑작스레 추워져 달력을 보니 11월이 되었더라.
한껏 설레이며 새 달력을 방 벽에 걸던 기억이 그리 멀지 않기에
시간이 나를 재촉하는 듯하여 조금 서글퍼 진다.
하지만 현실은 어느샌가 나를 새로 걸었던 달력이 다 뜯겨나가고
달랑 한 장만 남은 지금으로 이끌어 왔고,
첫 눈이 내리고 성탄이 찾아오는 설레임 속에서
내겐 다소 아쉬움 가득한 이 한 해를 보내게 되겠지.
2011년,
돌이켜보면 올 한 해보다 더 불완전한 상태였지만
스스로는 대단히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이루었던 것이 여느 해보다도 많았고
일에서 사람에게서 생활 전반에 즐거움이 가득 했다.
올 한 해는 변화의 폭이 컸기 때문인지
늘 불안한 마음을 끌어안은 채 살아 온 것 같다.
1월 - 마음이 따스한 현실이 되었고
2월 - 새로운 터전에서 새 생활을 시작했지만
3월 - 충무로를 떠나면서 조금씩 싹 텄던 불화 속에
4월 - 새 둥지에 어려웠던 생활에 결국 낙오
5월 - 따스한 현실마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6월 - 다시 일어서기 위해 내 마음을 추스리다가
7월 - 어렵사리 다시 손을 마주 잡았지만
8월 -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9월 - 다시 날아오르며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듯 했지만
10월 - 결국 현실은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알았을 뿐이다.
한 해를 되돌아본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단순히 좋았다던지 나빴다던지를 돌이키는 것은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올해에는 나빴으니 내년에는 좋아지겠지 라며
막연한 기대를 가진 것 밖에는 없지 않았었던가.
하지만 좋고 나쁘고는 사람이 만들어간다 라는 이야기,
그렇지만 순간순간 찾아오는 시련은 내 의지와는 무관하기에
삶이 모두 내 잘못은 아닐지어다.
그럼에도 나는 살아가야만 한다.
나의 노력, 그러한 나의 의지.
그것들과는 무관하게 찾아오는 운명.
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을 순 없다.
나는 '살아가야만' 하기 때문에.
기왕에 찾아오는 것들이라면
오늘보다 내일에는 더욱 가벼워 지기를,
내가 그렇게 느끼며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고 원하면서 오늘을 산다.
그래서 한 해를 보내려는 이 시기에
나빴다던지 좋았다던지를 판단하지는 않으려 한다.
다만 현실의 시련에 마주할 때
어제보다 더 단단하지만 가벼운 마음이길 바라며
오늘은 그저 미소 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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