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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

찬 바람이 불어오면

如月華 2018. 10. 10. 11:07

오늘 아침은 최근 들어 가장 쌀쌀한 날이었다.

긴 소매로도 모자라 그 위에 외투까지 겹쳐 입고서 보니

세상의 모든 것들을 태워버릴 기세였던 지난 여름의 폭염조차도

그 시간 위에서는 무색할 뿐이구나 싶다.

그럼에도, 손에 꼽을만큼이나 여름이 빠르게 식어버린

서른 일곱번째 가을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찬 바람이 옷깃에 닿을 즈음에는 지나간 일 년을 돌아본다.



본격 여름이 시작될 무렵 집안의 큰 어르신 할아버지께서 소천하셨다.


정초부터 전혀 거동을 못하셨다.


언급하기에 쉬운 말은 아니었을테니 누구도 말한 적은 없었지만

사실 모두가 알고 있었을거다.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하지만 그 날짜가 할머니 생신이라는 이유로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었기에

사실보다 앞섰던 당혹감이 슬픔을 더욱 키웠었는지도 모른다.



할아버지는 평생을 사셨던 서울 땅 한 가운데에서 위풍있게 국립현충원 충혼당에서 영면에 드셨다.


결코 살갑지 못했던 손주라서 표현한 적 없지만

여태까지, 또 앞으로도 할아버님의 삶은 손주의 자부심일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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