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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

[記] 겨울이 오는가 봅니다.

如月華 2008. 11. 6. 00:26

오늘은 밤 공기가 참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은 어디론가 바삐 사라져갑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바삐 사라져갑니다.
그래서 더욱 이 차가운 밤이 가슴에 사무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차창 밖으로 멀어지는 어둠에 한숨을 한 번 내쉬어 봅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뭐가 그리도 좋은지 깔깔대는 학생 녀석들과
그 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꾸벅꾸벅 졸고 계시는 아저씨와
전화기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 아가씨와
서로 바짝 붙어서 쌩긋쌩긋 웃는 연인들과
그들을 보며 한쪽 눈을 찡그리는 할아버지와
차갑고 어두운 차창 밖을 마주한 이 작은 세상 속.

가슴 속을 울려퍼지는 작은 이어폰의 속삭임은
지친 나의 하루를 달래어주는 듯 따스하게 녹아내립니다.

차가운 밤 공기 속에도
쓸쓸히 혼자 걷는 이 거리 위에도
혼자서 흥얼거리는 노래 속에도
난 아무것도 흘려보내지 않았습니다.

즐거움도 슬픔도 소중한 추억도 눈물도
그리고 나를 스쳐가던 사람들도
이 차가운 밤을 함께 맞이했던 그들도
내 가슴 속 한켠에 차곡이 쌓입니다.

시끌벅적한 틈바구니에서 겉멋진 체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홀로 걷는 이 거리도 꼭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오늘은 밤 공기가 참 차갑습니다.
차가운 이 공기가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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