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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

[記] ambiguous

如月華 2011. 12. 7. 01:03
한 장 집어올리며 이보다 더 가벼워질 수가 없는 달력
끝이 목전에 와있구나, 새삼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시기

수 없이 스쳐간 결정과 포기의 기로에서
때로는 짜릿한 성취감도
때로는 막심한 후회와 자책도 번갈아가며 느껴본 지난 서른 해

지난 시간은 최근 지내온 여느 1년에 비춰보아도
직접 겪어가는 생활에 있어서만큼은 가장 변화무쌍했던,
이제 곧 마무리 할 날짜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시간 위에 놓여있다.

사람의 일생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일,
여태껏 해오던 환경의 익숙함을 떨쳐낸 채로
새 것에 대한 패기있는 도전, 내 젊음의 마지막 발악

다신 뛰지 않을거라 확신했던 심장이
뛸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던 여름에서 가을로 향하던 문턱,
그렇게 비록 스쳐가버렸더라도 소중했던 기억

굳이 나갈 필요가 없으리라 확신했던 어두웠던 동굴에서의 탈출,
보다 건강하고 밝게 생활할 수 있게 한 스스로의 의지

돌이켜 생각하면 해놓은 것들은 꽤 많았지만 썩 기쁜 것만도 아니었다.

새 것에 대한 패기있는 도전에는 절망과 좌절이 연속해서 찾아왔고
몇 해만에 뛰던 가슴을 다시 식힐 수 밖에는 없었다.
덕분에 건강하고 밝게 생활할 수 있던 내 목적의 인스턴스마저 의미를 잃어가는 중.

욕심이 많은건지도 모르겠다만 그만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은데
두드리고 두드려도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생각의 파편들을 모아서 짜맞춰보니 두드린만큼은 확실히 현재 내가 가졌기도 하기에.

마음이 오락가락 하는 상태로 지난 몇 주를 벌써 보내버렸음에도
아직 그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하며 아까운 시간만을 허비하는 중이다.

눈 앞에 다가오는 모든 상황들은 내키는 것도 아니고 마냥 싫은 것도 아니다.
해가 솟으면 우산을 파는 큰 아들이 걱정
비가 오면 모자를 파는 작은 아들이 걱정
결국 남은건 이래도 저래도 오로지 걱정 뿐.

양단의 갈림길은 지나온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 내 앞을 언제든 막아서겠지만
앞으로도 매번 그 애매함과 불확실함 속을 비집고 뒤적이다 시간을 많이 허비하겠지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고
이 쪽도 맞고 저 쪽도 맞고
관심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세상은 나와 같은 부류를 다음처럼 짧막하게 정의한다.

優柔不斷

어느덧 밤이 깊어가고 겨울도 매서움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시간 위에서 아직 생각해서 정리할 것들만 그 끝을 쉽게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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