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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念] 위로

如月華 2011. 7. 14. 10:23
비가 내리기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여의 시간이 흘러간다.
차가운 날보다 뜨거운 날들을 견디기 힘든 나로는 비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만
오랜 비가 내 속까지 눅눅하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문득 느꼈다.

다시 내가 있는 자리로 돌아오기로 결심했던 그 순간의 다짐,
이어서 불어닥친 날카롭던 폭풍 속에 꺾일 듯이 흔들리던 나,
'잊자, 잊자' 되뇌이며 현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몸부림.

마침 근처에 나올 일이 있었기에 어제 저녁에는 잠시 창경궁을 거닐었다.
오랜 비 때문인건지 귀가를 위해 바삐 걷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사람을 거의 만날 수가 없었다.

불안정해진 스스로를 느끼고서 안식을 얻고 싶었던걸까,
스쳐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없는 적막함을 느끼고 싶었던걸까,
조용한 가운데 길을 걸으며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기나 한 것일까.


얼마 전부터인가 자꾸 지난 일을 되뇌이고 돌이키게 된다.
이렇게 지나가고 있는 지금이 곧 미래가 되고
한 순간 한 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으로 지난 날의 후회를 씻어왔던 나를
이제는 깊이 감추어둔 추억을 꺼내어 그 속에 묻어간다.

그 땐 왜 그랬을까, 그 땐 왜 알지 못했을까.

어느덧 서른 무렵.
돌아올 수 없는 날에 어리석은 질문 하는 나를,
한숨 내쉬는 이런 나를,
도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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