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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月華 2010. 6. 7. 17:11
무언가 생각이 많은 것 같기는 한데 정리가 잘 안된다.
산만해져 있는 것일까.

머릿 속에 있는 많은 것들을 글로 적어보고 싶었다.
하나를 쓰더라도 잘 써야겠다는 강한 압박으로 쉽게 글 타래를 풀어가지 못한다.
그런 점이야 전부터 인지는 하고 있었긴 했지만 그냥 그 뿐만은 아닌 듯 하다.
괜시리 무언가에 강하게 눌려있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회사에서나 집에서 무언가 일을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가 되었다.
강한 집중력은 기술이나 노련함, 부지런한 면이 남보다 뒤쳐지는 내게는
그 무엇보다도 강한 경쟁력이자 자신감이었는데, 이젠 그렇지만도 못하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흐리멍텅하게 만들어버린 것일까.

그래도 생각을 하게 되면 보통 순간적인 집중력은 아직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오늘 우연히 출근길에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봤던 내용 중
또 다시 누군가에 대한 무차별적인 마녀사냥을 보고 그에 대해 약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대략 2시간 정도를 군중심리에 관련한 내용을 습득하고 돌아다녔다.
그렇지만 결국 내가 원했던 깔끔한 정리는 하지 못했다.

과연 정리하려고 하는 생각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처음 생각한 것처럼 최근 유독 집중력이 떨어져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난 몇 년간 적어왔던 글을 볼 수 밖엔 없었다.
그 때의 나는 어땠는지, 무슨 글을 적어내렸는지에 대해서.

평범했다. 원했던 것처럼 항상 완벽하고 깔끔한 글타래를 쓸 수는 없었다.
잡소리도 많았고 이야기의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려다니다가
결국 엉뚱한 결론에 도달했던 내용도 있었다.

무엇 때문에 난 아직도 이토록 완벽함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묻고 대답을 기다려도 한참 골을 굴리고 있는 꼴이
이 마저도 나는 완벽한 대답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 정말 이제는 피곤한 정도를 슬슬 벗어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상태로 나를 계속 이끌어가다가는 결벽증으로 입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고치자, 고쳐보자라고 나를 도닥이면서도
어쩌다 무심결에 나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때면 이렇게 놀라버리곤 한다.
끝없이 순수무결함을 위해 사는 것,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분명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도 생각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神이 아닌 이상 - 혹은, 神人이라고 할지라도 - 그건 무리.

그냥 평소처럼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여보자.
가끔은 생각없이 내질러보는 것도 나쁜건 아닐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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