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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念] 투쟁으로 물든 세상 속, 그저 조용한 세상을 원한다. 본문

§ 삶

[念] 투쟁으로 물든 세상 속, 그저 조용한 세상을 원한다.

如月華 2012. 4. 12. 16:52

나는 스포츠 경기 관람을 즐기지 않는다.

정치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또, 종교에 관해서도 역시 관심이 없다.


사람들은 그것들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사회에서 어울리는 사람들이 만나는 회식 자리 따위에서는

그와 같은 이야기들이 대화의 메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난 사회생활을 잘 하지 못한다.


그저 투쟁적이고 싶지 않았다.

특정 팀에 얽매인다거나 특정 정당에 얽매인다던지

종교를 갖고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싶지 않았다.


하루하루 복잡해져가는 세상 속에

그것들이 아니더라도 신경 써야하는 일들이 많고

매일처럼 신경 쓸 일들은 늘어만 가고 있고

그저 그런것들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애써 시간을 빼어내서 신경 쓸 틈을 주기엔

한정되어 있는 내게 주어진 시간이 아까웠다.


어릴 때 집에서 반강제성으로 보내던 절을 비롯해

친구를 따라 갔거나 했던 교회, 성당 등을 돌아다니며

여러 종교들의 기본적인 개념 정도는 익혔지만 잘 알지는 못한다.


당쟁이나 선거 등으로 늘 뉴스에서 접하는 정치 역시

그저 대강 어떤 사람들인지는 보긴 했지만 역시 잘 알지 못한다.


스포츠 경기 관람은 경기장을 굳이 찾지도 않을 뿐더러

티비를 돌리다가도 그냥 지나쳐 버리곤 하기 때문에

그저 룰 정도만 알고 있을 뿐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재미가 없든 관심이 없든 간에 잘 모르는 것들이니깐.

아직 그것들의 참된 모습이나 재미를 모를 수도 있는거니깐.

강요하지도 않고 그저 저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인정할 뿐이다.


단지 스포츠, 정치 혹은 종교 문제를 두고

스스로를 소속 시킨 그 울타리에 갖힌 채로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이야기만을 내뱉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투쟁적이 될 수 밖에는 없는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조직에서 배제하려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역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지 투쟁적으로 세상을 살기 보다는

옆 사람을 향해 미소를 한 번 더 보일 수 있는 이야기와

서로 끈끈하게 뭉쳐질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픈 것.

그건 그저 나의 생각일 뿐이니깐.


하여튼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세상은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져만 가는데

사람들은 그와 같은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스스로를 가두고 내 편과 네 편으로 세상을 양분해가고 있는 듯 하다.

미래의 주역이라는 젊은이들을 믿었지만

이런 쪽에는 오히려 젊은 혈기를 그에 더욱 쏟아붓는 듯한 최근의 추세를 보며

내 안에 있던 작은 희망 한 조각이 파괴 되어버리는 듯하기에 더욱 쓰리고 아픈 것을.


하지만 그것도 개인인 나 혼자로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니깐.

나 역시도 세상이나 누구를 비난하거나 욕할 자격은 없으니깐.


그저 혀를 차고 안타까움에 한숨 지으며 독주 한 잔 목구멍으로 털어내는 수 밖에.

조용히 구석에서 내게 주어지고 맡겨진 바로 하루를 살아가며,

'아웃사이더' 라는 이름으로 조용조용 지내는 수 밖에.


이런 글을 적고 나와 다른 생각들에 대해 투정을 부려보며

나 역시 현재 세상에 묻어가는 보편적인 한 사람이 될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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