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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

[念] 아직은 때가 아니다

如月華 2011. 10. 3. 01:46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땀 때문에 머리가 꼬이지 않아 좋은 날씨.
유독 더위를 많이 타기에 매년 이 맘 때부터 활동이 한창 늘어가는 시기.

하지만 지난 주말엔 집에서 작업에만 몰두해봤다.
안암동으로 올라가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할까 했었다.
그런데 그냥 집에 있으며 노래만 80곡을 새로 받아 들었다.

괜찮다며 스스로 도닥여봤지만 역시나 썩 괜찮지는 않은 모양이다.
나이 삼십에 대단한 청승이라고 밖엔 표현이 안된다.

마음이 채 시작하기도 전에 자세만 잡다가 다시 주저앉은 모양새.
크게 아쉬울 것도 없었긴 했는데 무엇이 이렇게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가.

다시 기회가 찾아오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건 사람이 알 수 있는게 아니니까.

사람이 알 수 없는 세상에 일어나는 우연과 운명이 얽혀진 원리.
다가올 미래가 궁금하기에 사주팔자, 타로카드, 운명 뭐시기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런걸 보면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꽤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덕분에 타로카드 공부는 띄엄띄엄 벌써 1년이 넘도록 하고 있지만 성과는 그닥.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었기에, 결코 다가올 수 없는 무언가를 기다리며 사는 이들에게는
그렇게 가혹한 운명이며 미래를 안다는 것은 더 없이 커다란 절망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순간에도 삶을 스스로 포기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혹시 그런 생각에 빠져버린 것은 아닐까 한다.
떨어져버린 바닥은 튀어오르기엔 벅찬 진흙탕, 그리고 쉬지도 않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나락.

그래도 그이들에 비한다면 딛고 설 탄탄한 땅이 내 발 아래에 있으니깐.
그리고 아직 하고 싶고, 또 해야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으니깐.
어차피 우리가 알 수 없는 그 누군가가 결정한대로 언젠가는 갈테니깐.
게다가 이렇게 한 치 앞도 바라볼 수 없는 이 세상이 재밌지 않은가.

힘들어도 스스로 끊임없이 위로하고,
흐르는 멜로디와 노랫말에 마음을 싣고,
위스키 한 잔에 담은 눈물을 삼키고,
내뿜는 담배 연기에 한숨을 담아 그렇게 다들 살아가는거겠지.

집에서 코딩만 하다보니 잡념, 푸념만 머릿속에 가득인 것 같다.
다음 주말에는 근처 공원에라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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